67분 2004-03-26 금 남녀는 결코 하나의 대상에 만족할 수 없으며, 사랑의 본질 또한 결국 육체적 쾌락일 뿐이라고 믿는 자타 공인 바람둥이 석준(남궁민). 만남의 전제가 섹스라면 헤어짐에도 부담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약간 골치 아픈 일이 생겼으니, 바로 언제라도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고등학교 동창 유란(신태은)의 친구를 농락한 것이다. 유란에게 인간 이하의 인간이란 비난에 시달리던 석준은 사랑이 얼마나 못 믿을 짓이고, 더군다나 결혼이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수작임을 입증하겠다며 유란에게 내기를 제안한다. 소연(이수아)이 등록되어 있는 스포츠 센터 강사인 친구 호영(염재욱)을 통해 입수된 정보에 의하면, 화랑 큐레이터인 소연은 현재 잘 나가는 건축 기사 남편 태호(백종학)에게 일찍 시집을 가 여섯 살 된 딸을 둔, 겉으로 봐선 아무런 문제없을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룬 여자이다. 하지만 석준에게 소연은 단지 가장 작업하기 쉬운 상대인 아줌마에 포함될 뿐이었다. 실상 그리 탁월치 못할 소연의 작품에 대한 과도한 관심, 작품 구입 등 우연을 가장한 연이은 마주침을 통해 석준은 소연의 환심을 산다. 소연 역시 남편에게서 사라져 버린 안온함은 물론, 젊음이 주는 활력까지 갖춘 석준에게 약간의 머뭇거림만이 있었을 뿐, 역시 보통의 아줌마처럼 무너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