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분 2003-10-17 금 남숙은 서울 변두리 이발소의 노처녀 이발사다. 털털한 성격에 외모도 평범하고 이발 기술도 그저 그런 편인데도 이상스럽게 이발소엔 손님이 넘쳐난다. 이발을 해주며 툭툭 던지는 몇 마디들이 삶에 지친 남자들에겐 뜻밖의 위안이 돼주기 때문이다.미애는 17살의 당찬 계집애다. 온갖 말썽을 피우고 가출을 밥먹듯 하며 살아왔지만 사실은 속이 여린 아이다. 이제는 그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건만 부모는 그런 딸에게 질려 정을 끊은 지 오래다. 남숙의 이발소 앞을 지나다 우연찮게 물벼락을 뒤집어쓰고 남숙과 싸움을 벌이는데 이를 계기로 보조 이발사로 취직한다. 태수는 바람 같은 남자다. 발길 닿는 데로 이리저리 떠돌다 잊을 만 하면 다시 나타나지만 남숙은 그런 태수를 내치지 못한다. 남숙에게 태수는 첫 정이었고 한 번 준 정은 쉽게 버리지 못하는 남숙의 성격 탓이었다.몇 달만에 다시 나타난 태수는 이제는 맘잡고 성실하게 살거라 다짐을 하며 또다시 남숙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남숙은 그런 태수를 또 믿지만 태수는 남숙이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도망간다. 배신감에 치를 떨던 남숙은 태수가 흘린 몇 마디를 단서로 태수의 고향집을 찾아간다. 하지만 총각인 줄로만 알았던 태수는 고향에 처자가 있는 유부남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