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정책이 막 시작되던 1950년대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 사업파트너와 함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아미나는 인도 이민자 커뮤니티의 전통과 인종차별적 규제들을 수시로 어기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다. 헌신적인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미리엄은 자유로운 아미나를 만나자 그녀에게 강렬히 이끌리고, 자신을 얽매던 규범들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감독은 1950년대 할리우드 멜로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서사와 미장센을 통해 이성애 규범의 정상성을 뒤엎고 레즈비언 멜로드라마를 구축한다. 여성억압이 만연한 사회에서 두 여성의 비밀스런 사랑은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뛰어넘어 그녀들을 위한 자유의 공간을 창조한다. 카메라는 아름다운 남아프리카의 풍광과 재즈 선율 속에서 인종혐오, 여성억압,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생생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감독 자신의 유명한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정통 멜로드라마의 규범을 전유한 웰메이드 레즈비언 멜로드라마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