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雨期)의 여관은 덥고 짜증났다-이민구는 애인인 최현주의 생일날 그녀와 함께 여관을 찾는다. 두 사람은 욕실에서, 방에서 격렬한 섹스를 한다. 현주는 민구에게, 그리고 그의 사랑에 집착을 하지만 민구는 그런 그녀의 집착을 부담스러워 하고 도피하고 싶어 한다. 내 첫 경험은 대학 1학년 때였다-성준기와 윤서경은 영화과 학생이다. 두 사람은 실습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연출자와 배우의 입장으로 모텔 선인장을 찾아온다. 두 사람은 촬영을 할 친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둘 사이엔 설레임과 어색함이 더해 간다. 사랑의 시작은 이렇게 찾아온다. 사랑이 없는 곳엔 지옥도 없다-최현주와 김석태는 각자 버림받은 상처와 외로움을 달래며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만난다. 두 사람은 만취 상태에서 우연히 여관에 투숙하게 된다. 석태는 여관방 벽에 옛 애인의 이름을 쓰다 지우고, 현주는 이젠 떠나 버린 애인이 남기고 간 액자 앞에서 슬픔을 되새긴다. 하룻밤의 메마른 섹스는 사랑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그들의 사랑은 처음이 아니었다-김석태와 민희수는 대학 시절 연인이었다. 이별의 아픈 기억을 가진 두 사람은 선배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다시 만난다. 희수는 지나가 버린 옛사랑을 기억하려 애쓰고, 석태는 감정의 흔들림을 억제하려 애쓴다. 욕실에서 보여 지는 두 사람의 화해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섹스 장면은 그들이 사랑의 아픈 기억을 치유해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말없이 성냥불만 태우는 석태를 바라보는 희수에 눈에, 이미 복원될 수 없는 사랑의 슬픔이 스쳐 지나간다.